대선 앞둔 미 정국, 주요 후보들 TPP에 회의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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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화섬협회 작성일15-11-04 13:54 조회3,137회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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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개월 내에 미 의회 비준을 거칠 것으로 전망되고 있는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이 정치적 표류의 우려를 낳고 있음. 선거를 앞두고 민주당과 공화당이 신경전을 벌이기 시작한데다가, 각 정당의 유력 대선 후보들이 TPP에 친화적인 입장을 보이지 않기 때문임.
TPP는 태평양 인근 12개국이 모여 체결하는 거대 자유무역협정(Mega-FTA)으로 참여 국가들의 시장을 합치면 세계 GDP의 약 37%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짐. TPP에서는 관세 인하뿐만이 아니라 무역규범을 통합해 비관세장벽을 타파하는 것 또한 중요한 과제임.
한편 TPP가 정치적으로 전략적인 연합이라는 지적도 있음. 오바마 대통령은 "중국과 같은 국가에게 세계 경제 규칙을 쓰게 할 수 없다"며 TPP를 통해 환태평양 국가들과 결속을 다지는 한편 중국을 견제하는 모습을 보여 왔음.
지난달 열린 워싱턴무역협회(WITA)의 미국 정치무역 행사에서는 TPP와 무역에 관한 대선후보, 의회, 여론의 시각에 관해 토론이 이뤄졌음. 이에 따르면 내년 초로 예정된 TPP의 비준안 통과는 그리 쉽지만은 않을 전망임.
내년 11월로 예정된 대선을 앞두고 혼란스러운 정국에서 무역협정은 논의의 우선순위가 아니게 되었음. 심지어 같은 당 내에서도 의견차가 갈리는 등 TPP를 위한 여야의 정치적 결속은 매우 취약한 것으로 분석됨.
여기에 양당의 무역협정에 대한 관점이 바뀌고 있다는 점도 지적됨. 무역협정에 민주당보다 더 우호적인 입장을 보여 왔던 공화당이 더 이상 그렇지만도 않게 됐다는 것임. TPP가 오바마 행정부의 업적으로 여겨진다는 점 또한 공화당 일부에서 이를 정치적 공세의 대상으로 삼는 빌미가 되기도 했음.
공화당 유력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가 TPP를 혹평한 데 이어 최근 여론조사에서 트럼프를 추월한 공화당 후보 벤 카슨 또한 TPP에 호의적이지 않음. 공화당의 젭 부시 전 플로리다 주지사는 그나마 TPP에 우호적이지만 그의 당내 경선 지지율은 높은 편이 아님.
민주당 내에서도 리더들의 행보가 갈리고 있음. 오바마 대통령은 TPP를 주도적으로 추진해 왔지만, 이에 반해 강력한 대선 후보인 힐러리 클린턴은 이에 지지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으며 그에 버금가는 유력 후보인 버니 샌더스는 TPP를 단호히 반대하고 있음.
여기에 민주당은 본래 일자리와 환경 문제를 악화시킨다는 이유로 TPP를 반대해 온 만큼, 대부분의 경선 후보들이 반대 입장을 보이고 있음. 그나마 TPP에 우호적이었던 바이든 부통령은 지난 21일 후보에서 사퇴했음.
결국 TPP가 다음 정권으로 넘어가게 될 경우, 상대적으로 비준안이 우선순위에서 밀려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됐음. 이에 일본무역진흥기구(JETRO)는 미국 내 정치상황을 4가지 경우로 상정해 TPP의 비준시기 가능성을 점치고 있음.
첫째 시나리오는 자유무역에 우호적인 공화당이 내년의 선거에서 의회 다수를 차지함은 물론, 대통령 선거에서도 승리하는 것임. 이 경우 TPP를 민주당인 오바마 정권의 업적으로 하길 꺼리는 공화당이 차기 대통령이 집권하는 2017년까지 비준안 처리를 미룰 가능성이 있다고 봤음.
그러나 JETRO는 도널드 트럼프와 같이 자유무역을 지지하지 않는 후보가 승리할 경우, 공화당 전체의 입장도 바뀔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음.
한편 둘째로 공화당이 의회 다수당인 상태를 유지하는 대신 대선에는 패배했을 경우, 현재 오바마 정권에서 공화당이 다수당을 차지한 정치상황과 유사하기 때문에 큰 정치적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 봤음.
힐러리 클린턴이나 버니 샌더스 등 민주당의 유력 후보들이 TPP를 지지하지 않는 입장이지만, 힐러리의 경우 최종적으로 TPP 지지로 돌아설 것이라 봤으며, 버니 샌더스가 당선될 경우 공화당이 2016년 내 비준안을 통과시킬 가능성이 더욱 높아질 것이라 여겼음.
반대로 셋째 시나리오대로 민주당이 의회 다수를 차지한 뒤 대선에 패배했을 경우에는 차기 정권으로 비준을 미루고 싶은 마음에도 불구하고 위기감을 가진 공화당의 TPP 추진이 가속화될 가능성을 들었음.
또한 넷째 시나리오대로 민주당이 의회와 대통령 선거에서 승리했을 경우, 차기 대통령이 TPP를 지지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을 뿐만 아니라 내년에 입법 주도권을 잃게 되는 공화당 내에서 올해 안에 TPP를 비준시켜야 한다는 위기감이 강해질 것으로 전망했음.
한편, 워싱턴무역협회의 조사에 따르면 미국의 정치 지도자들은 아직 TPP가 통과될 것이라 믿고 있는 와중 민간 여론조사에서는 오직 49%의 응답자들이 TPP에 대한 지지 의사를 밝혀 정치권과 인식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음.